갓생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 - 환경 설계의 힘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기업과 조직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강의 현장에서 만나려고 노력하다.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는 매년 수천 명의 사람을 강의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고,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강의 주제에 따라 내용은 달라지지만, 개인의 성장과 관련된 강의에서는 이런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한다.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신도 이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도 가장 먼저 떠올린 답은 '강한 의지나 열정', '지속적인 동기부여'였을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거의 예외 없이 이러한 대답이 가장 많이 나온다. 건강한 습관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과 목표 달성은 강한 의지력과 열정을 가진 소수만이 일로 여기 답이다. 또 '나는 특별한 의지력이나 열정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므로 건강한 습관이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실천이 부족해도 괜찮다'라고 합리화를 하는데 유리한 대답이기도 하다.
최악은 '성장에 대한 욕구는 높은 반면 실행의 수준과 정도가 낮은 사람이 스스로를 탓하고 공격하는 것으로 지어지는 결말'이다. 이는 단순히 성장이나 목표달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기혐오와 자기 비하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이런 흐름에 자주 빠지는 경우라면 차라리 실행하지 않고 생각만 하는 것이 낫다.
건강한 습관을 위해 의지력이나 열정, 동기부여가 필요치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의지와 열정, 동기부여는 흔들리기 쉽다. 감정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고 상황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지나 동기는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먹고사는 일에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 미래의 긍정적 결과를 위해 아껴두기 어려운 경우가 현실적으로 더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목표달성을 위한 습관형성이나 루틴설계를 '의지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더 자주 자신을 질책하고, 실패감을 맛보게 된다. 나 또한 마찬가지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경험 끝에 내가 도달한 결론은 단순하다. 습관은 '의지뿐만 아니라 잘 설계된 환경의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력'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현실적이다. 심리학자 제임스 깁슨이 제안한 개념 중에 어포던스(Affordance, 행동유도성)라는 것이 있다. 환경이 사람에게 특정 행동을 암시하거나 유도할 수 있는 성질을 갖는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버튼이 튀어나와 있으면 누르고 싶어지고, 문의 손잡이가 아래로 휘어져 있으면 당기고 싶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 개념을 활용해 건강한 습관 형성을 위한 루틴 설계를 할 수 있다. 물을 자주 마시고 싶다면 '물을 자주 마시겠다고 다짐'하는 것보다 책상이나 소파 주변에 물병을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침 운동을 하려면 '내일은 반드시 아침 운동을 나가겠어'라고 다짐하는 것보다 운동복을 침대 발치에 두는 것이 더 낫다. 책을 자주 읽고 싶다면 내 이동 동선 곳곳에 책을 놓아두는 것이 좋다. 이렇듯 작은 환경의 변화가 행동의 빈도를 바꾸고, 반복된 행동은 결국 습관으로 정착된다.
생각해 보면 매우 간단한 구조지만 과거의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이 간단한 방법을 놓친 채, 매번 새로운 각오나 열정, 의지력을 불태우며 습관을 유지하려다 결국 번아웃되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나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더 많은 의지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나를 더 잘 돌볼 수 있는 환경이나 상황을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지금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자. 책상, 침대, 핸드폰, 소파, 사무실, 차는 당신을 성장하게 하는 방향으로 세팅되어 있는가?
오늘 당신이 바꾸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다짐보다 먼저 주변의 환경에 변화를 줘보자. 환경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