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을 위해 계획과 실행을 할 때 언제 가장 기분이 좋을까?
나는 무언가를 계획하거나 가능성을 상상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은 것을 넘어 흥분을 경험한다.
나뿐만 아니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떠올릴 때, 올해는 진짜 루틴을 지켜보자고 다짐할 때,
"이건 하면 진짜 잘될 것 같아!"라는 느낌이 온몸에 퍼진다.
그럴 때 우리 뇌는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진다.
"지금 바로 행동하면, 금방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막연한 가능성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올라간다.
이 감정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우리가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때 작동한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뭔가 성취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데에는
아주 강력한 보상 시스템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실제 실행에 들어가면, 처음의 설렘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우리를 맞이한다.
몸은 무겁고, 집중은 안 되고, 자꾸 미루게 된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실망하고,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는데…' 싶어진다.
이때 뇌에서는 코르티솔이 나온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이 물질은 위협, 압박,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반응한다.
다시 말해, 실행은 도파민이 아니라 코르티솔의 영역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게 바로
“계획은 쉬운데, 실행은 어렵다”라는 우리의 오랜 고충의 실체다.
갓생을 살기 위해서는 루틴을 실천하고,
그 실천을 습관으로 만들며,
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행동의 축적이 필요하다.
그런데 실행이 계속해서 스트레스처럼 느껴진다면
우리는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워도 끝까지 가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실행도 도파민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없을까?
즉, 실행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보상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는 없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행동 그 자체에 즉각적인 보상을 연결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
예를 들면
하루 30분 운동을 계획할 때는 이미 날씬하고 건강해진 내 모습을 상상하며 설렌다.
그러나 막상 30분을 뛰어보면 어마어마하게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음 운동시간은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지옥으로 와닿게 된다.
행동이 주는 스트레스는 즉각적인데 보상은 저 멀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이 즉시 보상이 되도록 루틴의 단위를 줄여 보는 것이 필요하다.
'딱 5분만 걷자', '일단 밖에 나가나 보자'자 그것이다.
작은 실행은 완료 후 뇌에 도파민을 분비시킬 수 있고,
‘나도 했다’는 성취감을 준다.
그 실천을 달력에 스티커로 남기거나, 체크리스트에 V 표시를 해보는 것도 좋다.
뇌는 ‘끝냈다’는 시각적 자극에 굉장히 민감하다.
한 줄의 성취가 그다음 실천을 부르게 된다.
앞 선 글에서 소개한 체크리스트를 채워가며 성취감 느끼는 방법을 활용하면 좋다.
또 나는 행동 하나가 끝날 때마다 스스로를 칭찬한다(실제로 중얼거린다).
“잘했어. 이거 해낸 거 대단한 거야.”
이런 자기 피드백은 뇌의 보상 회로를 강화시킨다.
아주 소소한 보상도 효과적이다.
루틴을 끝낸 뒤,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을 얻도록 루틴을 설계하는 방법도 있다.
나는 시티런(도시를 달리는)을 할 때면 내가 좋아하는 카페를 목적지로 달린다.
목표를 달성하면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보상이 즉시 뒤따른다.
달리기 자체에 즐거움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실행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기대되는 경험’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우리는 다음 행동을 자발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
도파민이 분비되는 실행.
그건 계획을 현실로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갓생은 즐겁게 반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계획을 세울 때만 반짝하지 않고, 실행하면서도 도파민이 흐를 수 있는 삶.
그게 우리가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루틴이고,
그 루틴이 모여 만들어지는 진짜 변화다.
[참고자료 및 이론]
- Schultz, W. (1997). Predictive reward signal of dopamine neurons. Journal of Neurophysiology
- McEwen, B. S. (1998). Stress, adaptation, and disease: Allostasis and allostatic load.
- James Clear, 『Atomic Habits』
- Bandura, A. (1997). Self-efficacy: The exercise of cont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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