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오랫동안 일기를 써왔다.
처음엔 그냥 하루 있었던 일을 적는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내 삶을 설계하는 중심 루틴이 되었다.
지금 나에게 일기란 하루의 시간을 설계하고, 감정을 정리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도구다.
나는 매일 아침 태블릿에 저장해 둔 일기장 양식(삼성 갤럭시 탭 S8 울트라 & 삼성노트)을 열어 일기를 적는다. 종이 플래너를 가장 선호하긴 하지만 (클라우드로 기기 구분 없이 작성 및 관리가 가능해서) 요즘은 태블릿과 애플리케이션을 가장 많이 활용한다.
일기는 하루를 마무리할 때 적는 것이란 고정관념이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루를 계획하는 것이라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아침부터 시작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기록을 계속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정리한다.
단순한 할 일 목록이 아니라, 각 항목에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표시한다.
중요도는 알파벳 A, B, C, D 순서고 우선순위는 숫자 1,2,3,4로 표현한다. 이 둘을 조합하면 중요도 우선순위를 효과적으로 작성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일은 A1, 매우 중요하지만 덜 긴급한 일은 A2, 덜 중요한 일은 C3, 이런 식이다.
이 방식은 내 하루를 구조화하고, 에너지와 집중을 정말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 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이는 순간, 막연했던 생각들이 분명해진다.
‘해야겠다’는 결심이 ‘이제 하자’는 실행으로 바뀌는 것이다.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V자를 그려 넣는다.
그 체크 하나가 주는 성취감은 생각보다 크고 강력하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작고 확실한 증거가 눈앞에 쌓이는 것만으로도 내 하루가 안정되고 중심을 잡는 느낌이 든다.
일기는 단지 계획과 실천을 위한 도구만은 아니다.
내가 매일 일기를 쓰는 더 큰 이유는 그날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일로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지 등을 글로 적는 과정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 마음과 삶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글로 쓰는 순간 그 감정은 정리되기 시작한다.
복잡했던 마음이 한 문장씩 정돈되면서 평정심이 찾아오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하루를 정리할 수 있게 된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망설이고 있을 때 일기에 "과거를 돌이켜보자. 내가 가장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언제 가장 기뻐했는지를. 내가 대단한 성과를 얻었을 때도 그들은 기뻐해 주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 과정을 즐기는 내 모습을 보고 그들은 가장 기뻐했다. 나도 덩달이 행복했다. 결과는 결과일 뿐이다. 결과에 얽매여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자."라고 적었던 적이 있다.
이렇게 적고 나니 새로운 시작에 앞섰던 두려움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무난히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하루였더라도, 그 하루를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글로 남긴다는 건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일기 쓰기는 결과적으로 내 삶 전체를 한층 더 자각하게 만들어 준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에 흔들리고 있는지, 어떤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매일 쓰는 나의 일기 속 문장들이다. 매일 하루를 계획하고 마무리하며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이 루틴 덕분에 나는 더 체계적으로 일하고, 더 의식적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는 일기를 쓰는 게 귀찮고 시간이 아깝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을 통해 내 삶을 관리하고 내 마음을 다독인다. 이보다 더 나를 위한 시간이 또 있을까?
갓생을 살아간다는 건 결국, 내가 나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나에게 그 방법은 바로 일기 쓰기다. 하루를 구조화하고, 감정을 다독이고, 나의 방향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일기.
오늘도 나는 글을 쓰며 하루를 살고, 그 하루를 통해 나 자신을 한 걸음씩 다듬어간다.
※아래는 예전과 현재의 일기 양식을 간단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예전 일기 양식] 총 5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하루를 기록
먼저 아침에 작성하는 카테고리는 3개다.
-오늘의 다짐: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마인드 세팅을 하는 과정이다.
-오늘의 감사: 하루를 보냄에 있어 감사할 일들을 우선 생각해 보면 시간과 업무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 오늘의 할 일: 빠뜨리면 안 되는 중요한 일들을 캘린더, 태스크 앱을 보면서 다시 한번 리마인드 하며 적는다.
다음은 자기 전에 작성하는 카테고리 2개다.
- 칭찬할 점: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스스로 칭찬할 부분을 찾아 기록에 남기며 성취감을 얻고 실행동기를 강화한다.
- 반성할 점: 계획이나 다짐을 비추어 봤을 때 미진하거나 부족한 점을 작성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최근 일기 양식] 총 3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하루를 기록
-오늘의 우선업무: 기존과 마찬가지로 일정관리 도구들을 종합 검토해서 꼭 해야 하는 일을 리마인드
-오늘의 기록: 하루를 다짐하고 스스로 동기부여, 칭찬과 반성을 하며, 중요한 기록도 간단히 메모
- 오늘의 사진 기록: 책 캡처, 유튜브 화면 캡처, 건강관리 지표, 음식, 가족사진 등 사진으로 남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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