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루틴 만들기 ⑪] 모든 사람들의 특별한 루틴 - 명상

 

'명상'이라는 단어가 예전에는 꽤 낯설게 느껴지곤 했다. TV에서나 볼 법한 스님이나 요가 수행자가 하는 일, 혹은 번잡한 세상과 거리를 둔 특별한 이들이 선택하는 정적인 활동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요즘은 명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유튜브 영상, 앱, 책 등을 통해 명상은 점점 더 대중적인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고, 무엇보다 명상이 마음과 감정, 정신적 관리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경쟁으로 둘러 쌓인 관계들, 성과라는 압박감에 눌린 시간들, 숨쉴틈 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유행을 바쁘게 좇아야 하는 환경들. 무엇하나 녹록한 것이 없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는 하루가 드물다. 쉬어지니 숨을 쉬고, 살아지니 삶을 사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런 우리에게 잠깐의 쉼과 휴식을 통해 스스로를 돌보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명상이다. 

 

나 역시 명상에 대해 처음부터 깊은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회사에 다니던 시절, 우연히 사내 명상 동호회에서 짧은 시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을 한 적이 있었다. 단 3분. 아주 간단한 과정이었고, 어설펐지만 그 짧은 시간만으로도 뇌가 환기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몸의 긴장이 느슨해지고 마음이 정리되는 경험이 인상 깊어서, 지금까지도 간혹 그때 배운 방식으로 혼자 명상의 시간을 가지곤 한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고 외부 자극이 쉼 없이 몰려드는 시대에, ‘마음을 다잡는다’는 것은 단순한 다짐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의 방향을 돌려주는 기술이 필요하다. 명상은 그런 면에서 아주 유용한 습관이다. 거창할 필요도 없고,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다. 내 기준에서 단지 3분이면 충분하다.

 

 

나는 명상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아래의 방법은 내가 나를 느끼고 알아차리며 이를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받은 방법이니 추천해 본다. 더 전문적인 방법이나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방법을 찾고 싶다면 유튜브나 휴대폰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나만의 짧은 명상법]

1. 자리를 정한다. 의자에 앉아도 좋고, 바닥에 앉아도 좋다. 단, 등이 곧게 펴진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2. 눈을 감는다. 혹은 초점을 흐릿하게 둔 채 바닥이나 한 점에 시선을 둬도 된다.
3. 호흡에 집중한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그보다 조금 더 길게 내쉰다. 들숨과 날숨의 감각에만 집중한다.
4. 생각이 떠오르면 ‘아, 이런 생각이 떠올랐구나’ 하고 의식한 뒤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판단하거나 밀어내려 하지 않는다.
5. 3분 후, 조용히 눈을 뜬다. 깊은 숨을 한 번 더 내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나는 이 짧은 루틴만으로도 마음속의 파도가 잠잠해지고, 불안함이 잠재워지는 경험을 자주 한다.

 

내가 생각할 때 명상이 특별한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을 느끼게 해 준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의 일이나 미래의 일에 몰두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명상을 할 때만큼은 시간도 잊고, 할 일도 내려놓고, 오로지 지금 내 몸과 내 감각, 그리고 내 안의 조용한 변화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것은 단지 편안함을 주는 차원을 넘어, 나 자신을 재정비하고 삶의 중심을 다시 잡게 만드는 아주 실용적인 루틴이 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잘 될 수는 없다. 생각이 떠오르고, 집중이 흐트러지고, 자세가 불편하고, 온갖 잡념이 몰려든다. 하지만 명상에 실패란 없다. 그 모든 방해를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명상이다. 계속 흐트러져도 좋다. 중요한 건 앉았다는 것, 시도했다는 것, 그리고 나 자신에게 3분의 여유를 허락했다는 사실이다.

 

명상은 삶을 뿌리째 바꿔놓는 거대한 변화가 아니다. 하지만 아주 작게, 조금씩, 나를 향해 조용히 발을 디딜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명상은 매일 반복하는 루틴으로 삼기에 더없이 좋은 습관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분, 점심 식사 후 2분,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5분. 그렇게 하루의 틈을 이용해 스스로를 리셋하는 시간. 나는 이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루틴’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

 

명상은 이제 누구나 할 수 있는 습관이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완벽한 명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잠시라도 들여다보려는 그 의지를 생활 속에서 조금씩 이어가는 일이다.